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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PhD Life

미국 이민이 답일까? 미국 생활에 대한 고민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이민에 대한 고민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꿈을 좇아 미국으로 왔습니다. 제 분야가 미국이 워낙 강하기도 하고, 돈의 규모 자체가 커야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양질의 연구를 하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이는 학부 3학년 이후부터 든 생각이고, 원래부터 미국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해왔습니다. 한국에서도 워낙 영어를 많이 쓰고, 미국 유학을 많이 가고, 미국 이민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으니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불안한 정치 상황, 국제 사회에서의 낮은 한국의 입지, 언제나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외교 문제, 문제가 많은 교육정책, 최근에는 미세먼지까지...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을 너무나 좋아하고 애국심도 깊은 진성 한국인이지만.. 이러한 부분은 객관적으로 맞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반박할 말이 없습니다. 뉴스만 보면 항상 답답한 느낌만 들고 그러더라구요. 물론 더 용기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을 더 좋은 나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겠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수의 노력으로 한 나라를 바꾸는 건 정말 힘들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라기 보다는 내 자녀에게는 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기 때문에가 맞을까요. 어쨌든 미국 이민을 많이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미국에 유학을 오게 되었고, 한국에서 경제생활도 길게 하지 않아 한국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안좋은지를 전혀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잘 살아남은 편이기 때문에, 문제점 또한 별로 체감하지 못했구요. 그냥 모든 면에서 한국이 이렇게 괜찮은데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만나게 된 Korean-American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미국에서 Asian으로서 받는 차별이 얼마나 무섭고 힘든 것인지를 알게 되면서 도대체 이렇게 억압받고 차별을 받으면서까지 미국을 고집해야 하는 것인가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미국 이민을 고민하거나, 준비하거나, 이미 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최근 미준모라는 네이버 카페를 가입했습니다. 미준모라는 카페의 회원수가 나날이 늘어 몇만명 단위이고, 네이버 인기 카페로 항상 등록된다는데,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도 들더군요. "미국으로 이민오시는 분들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봤는데, 조회수가 1000에 댓글이 80여개 넘게 달릴 만큼 사람들이 미국 이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댓글에는 서로 갑론을박이 많았어요. 돈이 많으면 한국이 최고다, 한국이 편하다, 서비스가 최고다, 의료 체계까 좋다, 한국인은 한국에서 살아야한다는 의견도 많았고, 다른 쪽에선 한국의 교육은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인서울도 못간다, 한국 회사 생활은 최악이다, 미국은 뭘 하든 먹고살기 쉽다, 꼰대문화와 눈치문화가 없다... 미국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보면 한국에 질려서 어쩔 수 없이 등떠밀려서 선택하시는 분들도 있는 한편, 한국에서 나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았지만 그냥 자녀를 위해 더 좋은 환경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미국도 미국 나름이라, 교육 면에서 정말 성공하고 싶으면 한국보다 사교육에 더 힘과 돈을 많이 써야할 수 있다는 어느 미국 이민자 부모님의 얘기도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전반적인 의견은, 미국에서는 꼭 공부에만 목 매달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녀가 꼭 공부의 길이 아니더라도, 무엇을 하든 열심히만 하면 성공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저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이것이었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이요. 일반 회사도 미국이 대체적으로 연봉이 많고, 여건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어쨌든 삶에 좀 더 여유가 깃들 수 있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미국 이민은 참 고민을 많이 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물론 저는 미국 이민을 선택했지만, 절대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제 아내에게도, 자녀에게도 이 부분은 확실히 하려구요. 사실 잘 생각해보면 개인이 중요한 것이지, 꼭 사는 국가가 중요한가?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내 가족과 내 혈통, 그리고 뿌리만 잊지 않는다면.. 현재 어디서 살든 그게 꼭 중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