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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PhD Life

미국 PhD(박사) 지원 시 석사학위가 꼭 필요할까? 유학 준비 전략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대학원에 PhD (박사)로 지원 시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꼭 필요한 건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학부 과정 취득 이후 바로 그 해 가을학기에 PhD 과정으로 미국 대학원에 입학하시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는 2012년 6월에 1학기만 남겨두고 34개월동안 병역특례를 마친 후, 2016년 2월에 졸업하여 그 해 가을학기에 현재 대학원에 석사과정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졸업논문 같은 경우는 2015년 7월부터 컴퓨터 비전(현재 제 전공입니다) 관련 교수님께 컨택하여 VQA(Visual Question Answering, 영상 질의응답)에 대한 아주 조악한(ㅠㅠ) 논문을 써서 2015년 12월에 제출 후 다행히 통과되었구요!

사실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여도 미국에서는 그 자체로는 거의 혜택이 없습니다. 석사과정을 하면서 30학점을 들었더라도, 미국 대학원에서는 대체로 그 30학점을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석사 과정을 이수한 학교 ranking이 높더라도, 심지어 미국 대학원에서 이수한 석사 과정의 학점이라도 curriculum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정해주기를 거부합니다. 그렇다고 석사과정을 이수하면 PhD의 합격률이 높아지는 것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석사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것인가! 그것은 단순히 학점 인정이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닌, 양질의 논문을 쓰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학부 과정 동안 양질의 논문/또는 제 1 혹은 2저자로서 논문을 쓰기는 쉽지 않은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 대학원 PhD과정으로 어플라이 하기 위해선 졸업논문 이외의 논문이 적어도 1편 이상 있는 것이 좋습니다. 꼭 유수의 저널이나 학회에 제출하지 않더라도 영문으로 작성된 논문이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구요. 만약 학회에 제출한 상태라면 훨씬 더 좋겠죠. 물론 submitted 상태보다는 accepted면 best겠지만, submitted만 되어도 아예 제출하지 않은 논문보다는 훨씬 눈에 띄는 스펙인 것은 분명할 겁니다.


즉, 학부 과정 중에서/혹은 그냥 학부 졸업 이후 1년간 인턴을 하면서 양질의 논문을 쓰기는 확실히 어렵기 때문에, 논문 준비 기간이 길어지느니 그냥 석사 학위를 취득함과 동시에 유학 준비를 위한 논문을 한두편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일 수 있는 겁니다.


미국 대학원은 PhD 과정만 따로 있지 않고, 대부분 한국 기준으로 석박사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PhD 과정으로 들어가면, 첫 2년은 수업 36학점을 이수하는 데 집중하고 (물론 논문 준비 및 프로젝트 일은 해야 하구요), 나머지 3~4년(물론 전공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짧을 수도 있겠죠)을 논문에만 집중합니다. 이 때, 수업 30학점을 채우면 석사학위를 따로 받고 싶은 경우 그냥 신청만 하면 석사 학위가 주어집니다. 즉, PhD 과정에 석사 학위(Master's degree)가 포함되어 있는 거죠. 따라서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가져가더라도, 만일 한국에서 이미 이수한 학점을 1학점도 인정받지 못한 상태라면, 36학점을 남들과 똑같이 들어야하기 때문에 결국 아무런 혜택이 없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석사 학위는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며, 딱히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논문 스펙을 올리기 위해서 선택하는 전략인 것이죠.